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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채/별헤는 방

키워드를 중심으로 살펴 본 <피에타>의 주요 코드 란 십자가에서 내린 그리스도의 시체를 무릎 위에 놓고 비통해 하는 마리아를 표현한 주제를 뜻하는 '자비를 베푸소서'란 의미의 이탈리아어다. 영화의 메인포스터에서 패러디 된 모티브이기도 하며 미켈란젤로의 조각이 아마 가장 유명하지 않나 싶다. 출연 내내 집시 스타일의 아방가르드한 무채색 천조각을 걸치고 마치 피에타상을 패러디한 듯한 미선의 의상스타일과도 맞물린다. 모성을 모티브로 자본을 비판하고 인간 존재에 대한 고찰을 양껏 담은 영화 피에타, 영화를 관통하는 키워드를 몇개 집어내어 보자. 영화보는 내내 리뷰쓸 거리가 머리 속에 줄줄줄 떠 다니던 영화는 실로 블랙스완 이후 아주 오랜만이다. #1. 몽정 영화는 휠체어 탄 상구의 자살씬이 블랙아웃으로 어두워지며 몽정하는 강도의 침대에서 시작된다. 왜 하필 자.. 더보기
<피에타> 수상을 축하하기에 앞서 아침에 눈 뜨고 가장 먼저 들은 소식은 피에타의 황금사자상 수상 소식. 꽤나 괴취미의 예술가들이 득시글 거리는 내 주변에도 박찬욱이나 이창동 정도의 팬들은 많아도 김기덕은 그렇지 않았다. 나조차도 그의 영화는 몹시 불편하다. 꾹 참고 보지만 역시나 보고 나면 며칠은 속이 메슥거린다. 특히 해안선을 떠 올리면 본지 십여년이 넘었음에도 여전히 혈관 속으로 벌레가 스멀거리며 기어다니는 기분이랄까? 그의 필모그래피를 살펴 보면 마치 피에타에 도달하기 전까지의 그의 내면이 순차적으로 교차 상영되는 듯 하다. 인간의 추악함과 그 극단의 반대편에서 한템포 물러선 느낌의 영화를 번갈아 만들어내는 느낌이다. 앞서 언급한 , 다음 작품은 으로 조직과 위계질서 안에 놓인 인간의 복종과 잔혹함을 그려내더니, 이에 사과하듯 자.. 더보기
[감상] '잔향' 後愛 잔향 (bs 김창현 gt 방혁/오정수 dr 김책) 2012/02/27 20시 올림푸스홀 아마 내가 클럽과 공연장, 페스티벌 등 수백번의 재즈 연주를 접하고서도 자발적 리뷰를 쓰는 것은 처음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평론을 하는 것에 대해 근원적 거부감이 있다. 단순한 감상이라손 치더라도 모든 공연을 다 좋거나 싫다의 취향적 문제로 치부하기도 힘들지 않은가? 사진을 순간의 느낌, 현재의 찰나로 생각하는 사람들처럼 내게도 음악은 그냥 일상이다. 바람소리, 물소리는 산에 가면 들리는 음악이고 창문에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 찻잔에 커피 따르는 소리들 조차 내겐 음악이다. 글 또한 다를 바가 없다. 내가 이토록 길게 늘여쓰는 블로그까지도 그 순간의 느낌, 찰나의 번뜩임을 언어로 설명하기 위함 아닌가? .. 더보기
Black Swan - 정신분석학적 의미(스포일러 有) (결말 나오니까 영화 안 본 분들은 클릭하지 마세요!!!) 이 영화는 '나'에 대한 영화다. 모든 등장인물과 상징은 결국 의식과 무의식을 제대로 포용한 나의 완성을 향상 몸부림이다. 당신이 의학, 문학, 심리학 따위를 전공하지 않았을지라도 프로이트에 대해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는 자신의 학문이 과학적이고 분석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기를 원해 철학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기를 원했으나 철학과 정신분석은 따로 놓고 볼 수 없다. 삶과 나에 대한 깊은 고뇌없이 어찌 자기 무의식의 검은 그림자를 직면하리. 여기서 프로이트의 리비도(libido), 삶의 본능인 에로스, 죽음의 본능인 타나토스, 원초아(본능, id)-자아(ego)-초자아(superego)에 대한 간단한 고찰이 필요할 듯 하다. 프로이트.. 더보기
EROS - LA MANO 모든 선(線)이 연기하는 숨 막히는 떨림에 감성을 살인하고픈 - Eros 3부작 中 La Mano Directed by Wong Kar Wai - 2005/11/13 더보기
The Reader(2008) - 세 개의 창 달린 포크 나이가 들수록 아름다워지는 배우가 있다.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예뻐' 혹은 '잘 생겼어'와는 또다른 의미다. 특히 배우들이 그럴 때는 그 나이에 맞는 역과 세월이 무색하지 않을 연기력이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름답다는 형용사는 적합하지 않은 거다. 케이트 윈슬렛의 올겨울 개봉작들은 가히 놀랍다. 뭔가 흡사하면서도 전혀 다른 역의 평이하지 않은 두 역할을 완벽히 소화해 낸 것이다. 레볼루셔너리 로드의 에이프릴과 더 리더의 한나. 전자를 먼저 보고 후자를 봤는데 전형적인 미국인을 연기하던 그녀는 독일스러운 영어 악센트를 완벽하게 구사하며 문맹이지만 왠지 이지적으로 보이기까지 하는 한나역마저 완전히 제 것으로 만들고 만다. 물론 아카데미 노미네이트는 말할 것도 없다. 두 영화 중 더 리더로 올라가 있는데 둘 중 .. 더보기
레볼루셔너리 로드(2008) - 生, 그 모순에 대하여 눈 맞은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하고 갈등이 생기고 불의의 사고로 여자가 죽는다. - 이것이 '레볼루셔너리 로드'의 줄거리다. 말 그대로 별.것.없.다. 하지만 평범한 스토리 속의 미치도록 섬세한 디테일이야말로 진짜 이 영화의 스토리. 이 영화가 후벼파는 진실 앞에 나설 용기가 없어 슬그머니 도망치고 싶었다. 그리고 고마웠다. 전부 이렇게 사는구나. 나만 힘든 게 아니야. 비겁하게 용기만 얻어간다. 삶의 모순을 이렇게 적나라하게 꼬집는 영화를 나는 또 보았던가? 있다 하더라도 이 영화가 그 자리에 새로이 들어서리라. 배우의 꿈을 좇는 에이프릴과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프랭크는 우연히 펍에서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에이프릴은 재능없는 배우였고 그녀를 위로해 주려던 프랭크와 결국 말다툼을 한다... 더보기
사과(2005) - 평범한, 너무도 평범해서 오히려 독특한.. (스포일러가 있지만 스토리가 별로 중요한 영화가 아니고 결말을 알고보나 모르고 보나 비슷하긴 하지만 미리 알려둡니다. 마지막 부분에 스포 있어요~) 2005년에 제작되었지만 이제서야 개봉한, 허나 언제 개봉했는지도 모르게 쏙 들어가버린 밋밋한 영화다. 극장가에서 일찍 들어가버린 영화란 뻔하지 않은가? 대중성 없는, 돈 안되는 영화 .. 하지만 밋밋하고 대중성없는, 돈 안되는 영화라 해서 볼 가치가 없는 영화가 아니라는 것 역시 뻔한 얘기지 않은가? 게다가 대한민국 대표배우들이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구미가 땡기기엔 충분치 않은가? 이선균이 하얀거탑으로 뜨기 시작한게 2007년 초엽이니 연극무대에서 그를 발견하고 캐스팅한 감독은 선견지명이 있는 거겠지? 평범남의 대표주자 김태우는 이런 영화 전문인가? 해변.. 더보기